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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초기진단

2007. 6. 29. 09:42 | Posted by 최영득
[癌 초기에 잡자]<4>전립샘암
승강기 업체에 다니는 김모(41) 씨.

최근 김 씨는 회사에서 매년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는 20여만 원을 추가로 지불해 수면 내시경 외에 전립샘(전립선)암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인 전립샘특이항원(PSA) 혈액검사도 신청했다. 원래 PSA 검사는 45세 이후에 하는 게 보통이지만 우연히 검사를 하게 된 것.

건강검진 결과 평소 소화불량으로 불편했던 위 등은 특별한 이상이 없는 대신 PSA의 수치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상 수치인 4 이하를 두 배나 초과한 9로 나타난 것.

그는 휴가를 하루 내고 8일 오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암 클리닉의 최영득 교수를 찾았다. 최 교수는 비뇨기종양과 전립샘질환 전문의로 미국비뇨기학회 정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전립샘암은 초기엔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요. 그래서 PSA가 초기 전립샘암을 발견하는 데 가장 좋은 검사지요.”

전립샘은 방광 아래 밤톨을 뒤집어 놓은 형태의 남성 생식기로 정액의 일부를 만드는 기관이다. PSA는 전립샘의 바깥세포에서 생산되는 단백분해효소. 암이 생기면 이들 효소가 빠져나가는 관이 막혀 정체되면서 수치가 올라간다.

“그럼 암을 의심해야 되는 상황인가요?”

조심스럽게 묻는 김 씨. 최 교수는 PSA 수치가 올라갔다고 해서 반드시 암을 의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전립샘이 커졌거나 염증이 생기고 딱딱한 석회화가 있어도 수치는 증가해요. 심지어 방광에 소변이 꽉 찬 경우에도 전립샘이 눌려 PSA가 증가합니다.”

하지만 김 씨는 전립샘암에 걸리기엔 너무나 젊은 나이.

전립샘암은 대부분 60, 70대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암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최 교수는 김 씨에게 소변보는 데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또 밤에 소변 때문에 일어나거나 자주 소변을 보는지 등 전립샘의 염증이나 비대증 등에 대해 물어봤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김 씨는 전립샘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기 위해 전립샘과 가장 가까운 항문에 초음파기기를 넣는 직장 초음파검사와 전립샘 정밀 혈액검사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이틀 뒤 김 씨는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 결과를 보기 위해 최 교수를 다시 만났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온 김 씨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최 교수는 “PSA 정밀 혈액검사에서 전립샘암임을 강력하게 의심하는 소견이 나왔다”며 “초음파검사에서는 오른쪽 전립샘 바깥 부위에 1cm 정도의 작은 혹 같은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재검사한 PSA 수치도 8.9로 높았다. 수치가 4∼10이면 20∼30%는 암으로 나오고 10∼20이면 50%, 20을 넘으면 80%가 암으로 진단된다. 만약 100을 넘으면 평균 생존기간이 2∼3년이다.

김 씨는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에 두렵기도 하고 믿기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날 하기로 했던 조직검사를 한 주 미뤘다. 하지만 이날 오후 김 씨는 다시 병원으로 갔다. 일주일 동안 회사에 휴가원을 제출하고 다시 병원으로 찾아온 것이다.

“아내와 오전 내내 상의했어요. 결론은 빨리 검사를 받아서 암으로 나오면 치료하고 안 나오면 다행이니 괜히 시간 끌지 말자였어요. 이렇게 결정하니 속이 후련하네요.”

김 씨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조직검사실로 향했다. 전립샘 조직검사는 환자를 침대에 눕히고 다리를 벌린 자세에서 시행한다. 항문으로 초음파기기와 주사기를 집어넣어 조직을 12개 정도 떼어 내는 것.

마취 없이 하기 때문에 따끔따끔한 통증을 느끼지만 2∼3시간 지나면 괜찮다. 15분 정도 진행되며 비용은 약 15만 원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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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중국의 덩샤오핑 전 주석, 미국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공통점은?

바로 전립샘암에 걸렸다는 것이다. 이 질환은 대표적인 남성암으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암이다.

전립샘암은 국내에서는 남성암 발병과 사망순위에서 8위이지만 미국에서는 2위를 달리는 흔한 암이다.

대개 50대 이후 발병하며 국내에서도 서구화한 식생활로 인해 매년 2배씩 증가하면서 발생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김 씨는 직장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PSA 수치가 높아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내원한 경우.

12곳에 조직검사를 한 결과 두 곳에서 암 의심 소견이 나왔다. 이것이 염증인지 암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2차로 특수 면역검사에 들어간 결과 다행히 단순 염증으로 판정됐다.

하지만 김 씨의 경우 아버지가 30년 전 간암으로 사망했고 어머니가 골수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가족력 때문에 고위험군에 속한다. 따라서 암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전립샘암의 진단은 다른 암과는 달리 간단한 혈액검사로 할 수 있어 간편하게 초기 진단이 가능한 암 중 하나다. 그러나 국내에선 전립샘암 환자의 90% 정도가 말기에 발견돼 고통 속에 숨진다.

특히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면 40∼60주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되면 10년 동안 생존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치료 효과가 좋다.

따라서 여자들이 자궁암이나 유방암을 정기적으로 검진하듯 남자들도 45세가 넘으면 PSA 수치 검사를 1년에 한 번은 하는 것이 좋다.

전립샘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암세포 발달을 억제하는 성분을 가진 두부나 된장 등 콩으로 만든 전통식품을 먹어야 한다.

전립샘암은 다른 암보다 진행 속도는 느리지만 남성호르몬에 의해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콩류에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이소플라본(유사 여성호르몬)이 있기 때문에 암 억제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녹차 마늘 토마토 셀레늄 비타민D 비타민E 등도 전립샘암을 예방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골고루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최영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비뇨기암 클리닉 교수

◇다음 순서는 한국인 암 사망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폐암입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은 e메일(health@donga.com)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